안녕하세요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살짝 선선해진 거, 다들 느끼시죠?
봄에 야심 차게 상추를 심었다가 한여름 더위에 다 녹여 먹는 것, 텃밭 초보들이 공통으로 겪는 실패라고 해요. "올해 텃밭은 망했다" 하고 포기하기 쉬운데, 사실 8월 중순부터 다시 심으면 가을 내내 따 먹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봄에 아쉬웠던 분들을 위해 상추·쪽파·시금치 세 가지 심는 법을 정리해봤어요.
왜 하필 지금 심냐면요, 8월 중순 넘어가면 한낮 더위가 슬슬 꺾이면서 씨앗 트기 딱 좋은 온도가 되거든요. 게다가 가을 채소는 봄보다 벌레도 훨씬 적어요. 이게 진짜 큰 장점이에요. 대신 8월 초 폭염엔 씨가 잘 안 트니까, 저녁 시간대에 살짝 그늘진 자리에 뿌리는 걸 추천드려요.
준비물은 별거 없어요. 깊이 15~20cm 정도 화분(바닥 구멍 꼭 있어야 해요), 원예용 상토, 물뿌리개, 그리고 씨앗. 마당흙 퍼다 쓰면 물이 안 빠지고 벌레 생기니까 꼭 상토 쓰세요. 이거 하나로 성공/실패가 갈립니다 정말로.

첫 번째는 상추예요. 제일 쉬워서 초보 첫 채소로 강추합니다. 씨 뿌리고 흙은 진짜 살짝, 5mm만 덮어주세요. 상추는 빛을 봐야 싹이 트는 애라 깊이 묻으면 안 나와요. 상추 파종 실패의 단골 원인이 바로 이 '깊이 묻기'라고 합니다. 보통 4~5일이면 뾰족뾰족 올라와요. 잎이 서너 장 되면 좀 아깝더라도 솎아주시고, 솎은 건 그날 저녁 겉절이 하면 됩니다 ㅎㅎ 25일쯤부터는 바깥 잎만 톡톡 따서 드세요. 가운데는 계속 자라서 두 달은 우려먹어요.
두 번째는 쪽파. 이건 진짜 효자예요. 씨쪽파를 뿌리 아래로 해서 23cm 묻고 촘촘히 심으면 끝. 25cm쯤 자랐을 때 밑동 34cm만 남기고 가위로 싹둑 자르면, 며칠 뒤에 또 자라요. 두세 번은 우려먹습니다. 파전 부칠 때, 김치 담글 때 베란다에서 바로 뽑아 쓰는 맛이 그렇게 좋다고 경험자들이 입을 모으죠 :)
세 번째 시금치는 9~10월에 심는 게 제일 잘 돼요. 씨앗을 하룻밤 물에 불려서 심으면 싹이 훨씬 빨리 올라옵니다. 서리 맞으면 오히려 더 달아지는 신기한 애라, 초겨울까지 두고 드시면 됩니다.

가을 파종 성공의 핵심만 딱 정리하면요, 하나, 흙은 무조건 상토. 둘, 씨는 얕게. 셋, 물은 매일 찔끔이 아니라 마르면 한 번에 흠뻑(아침에요). 넷, 햇빛 하루 4시간은 봐야 웃자라지 않아요. 다섯, 아까워도 솎기. 이 다섯 개만 지키면 웬만하면 성공합니다.
씨앗 한 봉지에 몇천 원인데, 두 달 뒤 식탁이 진짜 달라져요. 아침마다 베란다에서 상추 한 줌 뜯어 오는 재미, 올가을엔 꼭 누려보세요. 화분이나 상토, 씨앗 준비가 번거로우시면 여가상회에 초보용으로 모아둔 것도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다들 성공하시면 '공구 후기'나 '자유수다방'에 자랑 사진 꼭 올려주세요 🌿
태그: 베란다채소, 상추키우기, 쪽파심기, 시금치키우기, 베란다텃밭, 홈가드닝, 50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