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가상회입니다. 8월 늦여름, 낮에는 덥고 밤에는 후텁지근한 습기가 집안에 그대로 남는 시기입니다. 지난번 곰팡이 제거 글에서 "곰팡이는 닦는 것보다 습도를 잡는 게 먼저"라고 정리해드렸는데, 그 습도를 잡는 대표 가전이 바로 제습기지요. 그런데 제습기를 사놓고 후회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 비슷합니다. "용량 숫자만 보고 샀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제습기 고르는 기준 4가지와, 산 다음에 제값을 뽑는 사용법까지 한 번에 정리해봤습니다.
■ 기준 ① 제습 용량(L/일) — 숫자보다 '어느 방에 둘지'가 먼저
제습기 광고에 크게 적힌 '16L', '20L' 같은 숫자는 하루 동안 빨아들일 수 있는 물의 양입니다. 숫자가 클수록 힘이 세지만, 그만큼 몸집이 크고 전기도 더 씁니다. 그래서 무조건 큰 것을 살 게 아니라 둘 곳부터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대략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원룸이나 방 하나(10평 이하)에 쓴다면 610L급이면 충분하고, 거실까지 겸해서 쓰거나 20평대 이상이라면 1520L급을 보시면 됩니다. 빨래 건조를 자주 한다면 한 단계 큰 쪽이 낫다고 해요. 반대로 침실 하나 쓰자고 20L급을 들이면 소음과 전기요금만 부담이 됩니다.
■ 기준 ② 물통 크기와 연속 배수 — 비우는 수고를 계산하세요
제습 용량이 16L인데 물통이 3L라면, 장마철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물통을 비워야 합니다. 물통이 가득 차면 제습기가 저절로 멈추기 때문에, 외출한 사이 멈춰 있었다는 이야기가 흔하다고 해요. 그래서 물통은 최소 3L 이상, 클수록 편합니다. 더 좋은 방법은 '연속 배수' 기능입니다. 호스를 꽂아 화장실이나 베란다 배수구로 물이 저절로 흘러가게 하는 것인데, 세탁실·창고처럼 계속 틀어둘 공간이라면 이 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르시길 권합니다. 다만 호스는 아래로 향해야 물이 빠지니 설치 위치를 미리 살펴보세요.

■ 기준 ③ 소음 — 침실용은 40dB 이하급을 보세요
제습기는 냉장고처럼 '웅' 하는 컴프레서 소리가 납니다. 거실이나 빈방에서는 크게 거슬리지 않지만, 침실에서 자면서 틀 계획이라면 저소음 모드 기준 40dB 이하(조용한 도서관 수준)인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품 상세 정보에 소음 수치가 표기되어 있으니, 최대 소음이 아니라 약풍·저소음 모드 수치를 보는 것이 요령입니다.
■ 기준 ④ 방식 — 여름에는 컴프레서식이 기본
제습기는 크게 두 방식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파는 대부분은 '컴프레서식'으로, 에어컨처럼 공기를 차게 식혀 물을 뽑아내는 방식입니다. 기온이 높은 여름에 힘을 제대로 내고 전기 효율도 좋은 편이라, 우리나라 여름 습기에는 이 방식이 기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 하나는 '데시칸트식(건조제식)'인데, 기온이 낮아도 제습이 잘 되어 겨울 결로 관리에는 유리하지만, 히터가 들어가 전기를 더 쓰고 실내 온도도 올라간다고 합니다. 사계절 겸용 욕심에 비싼 제품을 고르기보다, 여름 습기가 목적이라면 컴프레서식으로 충분합니다.
■ 에어컨 제습 기능이 있는데 따로 사야 하나요
에어컨 제습 모드도 습기를 잡기는 합니다. 다만 에어컨은 거실 한 자리에 고정돼 있지요. 습기가 가장 말썽인 곳은 정작 세탁실, 안 쓰는 방, 북향 방, 옷장 있는 방, 창고입니다. 제습기의 진짜 값어치는 바퀴를 굴려 그 방으로 끌고 가서 문 닫고 돌릴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냉방이 필요하면 에어컨, 빨래 건조와 구석방 습기는 제습기, 이렇게 역할을 나누는 것이 경험자들의 공통된 결론이라고 합니다.
■ 제값 뽑는 사용법 4가지

첫째, 문 닫고 돌리기입니다. 문을 열어두면 온 집안 공기를 상대하느라 효율이 뚝 떨어집니다. 좁은 공간을 닫고 돌려야 빨리 마릅니다. 둘째, 빨래 건조 활용입니다. 빨래 널어둔 방에 문 닫고 3~4시간 돌리면 장마철에도 냄새 없이 마른다고 해요. 셋째, 필터 청소입니다. 2주에 한 번 정도 먼지 필터를 청소기나 물로 씻어주면 제습력과 전기 효율이 유지됩니다. 넷째, 물통 세척입니다. 물통은 늘 물이 담기는 곳이라 물때와 분홍색 곰팡이가 잘 낍니다. 비울 때마다 헹구고, 일주일에 한 번은 솔로 닦아주세요.
■ 실내 습도, 몇 %가 목표일까요
곰팡이는 습도 60%를 넘는 상태가 이어질 때 피기 시작하고, 집먼지진드기도 습할수록 늘어난다고 합니다. 반대로 40% 아래로 떨어지면 코와 피부가 건조해지니, 목표는 40~60% 사이라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제습기의 짝꿍이 습도계입니다. 몇천 원짜리 온습도계 하나를 거실과 안방에 두면, 감으로 돌리던 제습기를 숫자를 보고 돌리게 되어 전기도 아끼고 곰팡이도 막을 수 있습니다. 요즘 제품은 희망 습도를 50%로 맞춰두면 알아서 켜졌다 꺼졌다 하는 자동 모드가 대부분 있으니 적극 활용하세요.
■ 어디에 두고 언제 돌리면 좋을까요
습기가 생기는 자리 가까이에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세탁실, 욕실 앞 복도, 북향 방, 옷장 있는 방이 대표적입니다. 시간대로는 비 온 직후, 빨래를 넌 직후, 국 끓이고 환기한 직후처럼 습기가 확 올라간 때에 23시간 집중해서 돌리는 것이, 하루 종일 약하게 틀어두는 것보다 효율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외출 전에 타이머를 23시간 걸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장마가 끝난 늦여름에도 옷장과 이불장 속은 여전히 눅눅합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장문을 활짝 열어둔 채 그 방에서 제습기를 돌리는 '옷장 말리는 날'을 만들어보시길 권합니다. 겨울 꺼내 입을 옷의 곰팡내가 확 줄어든다고 해요.
■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올까요
대략 감을 잡아드리면, 소비전력 300W짜리 제습기를 하루 8시간 한 달 돌리면 약 72kWh를 씁니다. 요금으로는 대략 1만1만 5천 원 안팎이 늘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누진 구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에어컨보다는 부담이 작지만 공짜는 아니니, 습도계를 하나 두고 실내 습도 5060%가 되면 꺼주는 습관이 알뜰합니다.
■ 가격대와 사는 시기, 감 잡아드립니다
가격은 대략 이렇습니다. 방 하나용 610L급은 10만20만 원대, 거실 겸용 1520L급은 20만40만 원대 제품이 많습니다. 같은 용량이라도 인버터, 저소음, 자동 건조 같은 기능이 붙으면 값이 올라갑니다. 사는 시기에도 요령이 있는데, 제습기는 장마를 앞둔 6월에 값이 가장 세고, 여름이 끝나가는 8월 말~9월에는 이월 상품 할인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올해 남은 습기와 내년 장마까지 내다보면, 늦여름에 장만하는 것도 알뜰한 방법입니다.
■ 안전 수칙 두 가지
제습기는 소비전력이 제법 되는 가전이라 멀티탭에 여러 기기와 문어발로 꽂는 것은 위험합니다. 되도록 벽 콘센트에 단독으로 꽂아주세요. 또 뒷면과 옆면으로 공기가 드나들기 때문에 벽이나 커튼에 바짝 붙이면 과열될 수 있습니다. 벽에서 20cm 이상 띄우고, 넘어지기 쉬운 곳이나 물 튀는 곳은 피해주세요.
■ 자주 묻는 질문
Q. 24시간 계속 돌려도 되나요? A. 요즘 제품은 희망 습도에 도달하면 스스로 쉬는 자동 운전이 있어 계속 켜둬도 되게 만들어져 있다고 합니다. 다만 외출·취침 시에는 연속 배수를 연결해두거나 물통 자동 정지 기능을 확인하시고, 오래된 제품이라면 자리를 비울 때 꺼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제습기를 틀면 방이 더워지는데 정상인가요? A. 정상입니다. 컴프레서식은 구조상 뒤쪽으로 따뜻한 바람이 나와 실내 온도가 1~2도가량 올라간다고 합니다. 한여름 무더운 낮에는 에어컨 제습을 쓰고, 늦여름 밤이나 세탁실 빨래 건조에는 제습기를 쓰는 식으로 나누면 덜 덥게 쓸 수 있습니다.
Q. 겨울에도 쓰나요? A. 컴프레서식은 기온이 15도 아래로 내려가면 제습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겨울 창문 결로가 고민이라면 환기와 단열을 먼저 챙기고, 그래도 심하면 데시칸트식이 낫다고 해요.
Q. 몇 년이나 쓰나요? A. 보통 7~10년 정도 쓴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필터와 물통 관리를 잘하면 수명이 늘고, 제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 냉매 점검을 받아보시면 됩니다.
Q. 제습기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요. A. 내부에 남은 물기와 필터 먼지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필터를 씻어 바짝 말리고 물통을 세척한 뒤, 맑은 날 창을 열고 송풍 모드로 1~2시간 돌려 속을 말려주면 대부분 잡힌다고 해요. 그래도 냄새가 계속되면 내부 곰팡이일 수 있으니 점검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Q. 중고로 사도 될까요? A. 값은 싸지만 냉매가 샜거나 내부에 곰팡이가 있는 경우를 걸러내기 어렵다고 합니다. 사신다면 그 자리에서 30분 이상 돌려 물이 실제로 모이는지, 곰팡내가 나지 않는지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Q. 물먹는 하마 같은 제습제로는 부족한가요? A. 염화칼슘 제습제는 옷장, 신발장, 서랍처럼 좁고 닫힌 공간용입니다. 방 전체의 습도를 낮추는 힘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역할이 다르니 옷장 속은 제습제, 방과 거실은 제습기, 이렇게 나눠 쓰는 것이 맞습니다.
Q. 에너지소비효율등급도 봐야 하나요? A. 네, 같은 용량이면 등급이 높을수록 전기를 덜 씁니다. 제품에 붙은 라벨의 월간 소비전력량 숫자를 비교해보시고, 인버터 방식 제품은 값이 조금 더 나가지만 오래 틀수록 전기요금 차이가 벌어진다고 합니다.
■ 정리하면
· 용량은 방 하나 610L, 거실 겸용 1520L — 둘 곳부터 정하고 숫자를 고릅니다.
· 물통 3L 이상, 계속 틀 공간이면 연속 배수 지원 확인.
· 침실용은 저소음 모드 40dB 이하급.
· 여름 습기 목적이면 컴프레서식이 기본, 문 닫고 돌리고 필터·물통 청소가 제값의 비결.
댓글로 쓰고 계신 제습기 사용 소감이나 후회 없는 선택 요령을 나눠주시면 다른 회원님들 장만에 큰 참고가 됩니다. 습도계처럼 곁들이면 좋은 물건들은 여가상회에서도 준비해보겠습니다. 남은 늦여름, 뽀송한 집에서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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