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어느새 8월도 초순이 지나가고, 조금 있으면 화원마다 국화 화분이 깔리는 계절이 옵니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그야말로 국화의 계절이에요. 화원, 꽃시장, 하다못해 마트 입구까지 노랗고 보랗고 하얀 국화 화분이 쏟아집니다. 몇천 원짜리 화분 하나로 현관과 베란다가 가을이 되는데, 아쉬운 건 다들 꽃 지면 버리신다는 거예요. 국화는 여러해살이라 잘 관리하면 내년 가을에 또 핍니다. 오늘은 국화 화분 고르는 법부터 관리, 겨울나기, 이듬해 다시 피우는 법까지 정리해봤어요.
■ 어디서 사고, 어떤 걸 골라야 하나
가을 국화는 어디서나 팔지만, 종류와 가격을 생각하면 꽃시장이 제일 좋습니다. 꽃시장 이용법 글에서 소개드린 그 시장들에 가을이면 국화 화분이 무더기로 나와요. 화원이나 마트보다 싸고 종류도 많습니다. 물론 동네 화원에서 마음에 드는 것 하나 들이셔도 충분하고요.
고를 때 요령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활짝 다 핀 것보다 봉오리가 3분의 2쯤인 것을 고르세요. 활짝 핀 화분은 지금 제일 예쁘지만 집에서 볼 날이 짧습니다. 봉오리가 많은 화분은 집에서 한 달 넘게 차례차례 피어나는 걸 볼 수 있어요. 둘째, 잎을 보세요. 아래쪽 잎까지 진한 초록으로 싱싱한 게 건강한 포기입니다. 아래 잎이 누렇거나 말라 있으면 관리가 안 됐거나 뿌리가 상한 것일 수 있으니 피하시고요.
종류도 알아두면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꽃이 작고 소담하게 많이 달리는 소국, 한 송이가 주먹만 하게 크는 대국, 한 줄기에 여러 송이가 달리는 스프레이국화가 흔히 보이는 종류예요. 화분으로 오래 두고 보기엔 소국 종류가 관리가 수월해서 처음엔 소국을 추천합니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소국 화분이 5천 원1만 원대, 풍성하게 다듬은 큰 화분이 13만 원대가 흔합니다. 꽃시장에서는 여기서 더 내려가고요. 커피 두어 잔 값으로 두 달을 보는 셈이니, 가을 지출 중에 제일 남는 장사라는 말이 나옵니다.

■ 집에 온 국화, 이렇게 관리하세요
국화는 해를 아주 좋아합니다. 집에서 해가 제일 잘 드는 자리, 남향 베란다 창가 같은 곳에 두세요. 해가 부족하면 봉오리가 안 열리고 줄기가 웃자랍니다. 실내 장식장 위에 두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감상은 잠깐씩 하시고 평소 자리는 해 드는 곳이어야 해요.
물은 겉흙이 말랐을 때 화분 아래로 흘러나올 만큼 흠뻑 주세요. 국화는 물을 좋아해서 꽃 피는 동안 물 마름이 빠릅니다. 가을 베란다 기준 2~3일에 한 번꼴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날짜보다 겉흙을 손가락으로 만져보고 판단하는 게 정확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꽃에 물을 뿌리지 마세요. 꽃잎에 물이 닿으면 갈변하고 상합니다. 물은 흙에만 주는 겁니다.
온도는 서늘한 게 오래 보는 비결입니다. 국화는 서늘한 가을 날씨를 좋아해서, 난방 되는 따뜻한 거실보다 15도 안팎의 서늘한 베란다에서 꽃이 훨씬 오래갑니다. 더운 곳에 두면 봉오리가 빨리 피고 빨리 져서 감상 기간이 뚝 줄어요. 손님 오실 때 거실에 들였다가 평소엔 베란다로 돌려보내는 운용이 제일 좋습니다.
시든 꽃은 바로바로 따주세요. 진 꽃을 달고 있으면 포기가 씨 맺는 데 힘을 쓰느라 다음 봉오리가 늦어집니다. 시든 송이를 부지런히 따주면 남은 봉오리가 계속 이어 피어서 감상 기간이 눈에 띄게 길어져요. 이 한 가지만 해도 국화를 두 배로 오래 봅니다.
■ 꽃이 진 다음이 진짜입니다 — 겨울나기와 내년 재개화
여기서부터가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꽃이 다 지면 버리지 마시고 이렇게 하세요.
1단계, 꽃이 다 진 뒤 줄기를 5~10cm만 남기고 잘라줍니다. 과감하게 자르셔도 됩니다. 뿌리가 살아 있는 게 중요해요.
2단계, 겨울을 나게 합니다. 국화는 여러해살이에 추위에 강한 편이라 월동이 됩니다. 마당이 있으면 화분째 또는 땅에 옮겨 심어 노지 월동이 가능하고(낙엽이나 짚을 덮어주면 더 안전합니다), 아파트라면 얼지 않는 베란다에 두면 됩니다. 겨울 동안 물은 흙이 바싹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한 달에 한두 번 조금씩. 잎이 다 말라 죽은 것처럼 보여도 뿌리는 살아 있으니 놀라지 마세요.
3단계, 봄에 새순이 올라옵니다. 3~4월에 뿌리 근처에서 새순이 돋으면 성공이에요. 이때 분갈이를 해주고 해 잘 드는 곳에서 키우면 됩니다.
4단계, 삽목으로 포기를 늘릴 수 있습니다. 봄에 올라온 새순이 10cm쯤 자라면 잘라서 흙에 꽂아두세요. 국화는 삽목이 아주 잘 되는 식물이라 화분 하나가 서너 개로 늘어납니다. 이웃과 나누는 재미가 쏠쏠해요.
5단계, 여름까지 순지르기를 해주면 가을에 풍성하게 핍니다. 자라는 줄기 끝을 두어 번 잘라주면 곁가지가 늘어나 꽃송이가 많아져요. 그리고 가을이 오면, 작년에 산 그 국화가 다시 핍니다.
월동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겨울에 물을 너무 자주 줘서 뿌리가 썩는 과습. 휴면 중인 국화는 물을 거의 안 먹습니다. 둘째, 따뜻한 실내에 들여놓는 것. 국화는 겨울 추위를 겪어야 제대로 쉬었다가 봄에 힘차게 올라옵니다. 난방 되는 거실에 두면 웃자라며 힘을 빼요. 셋째, 반대로 아예 잊어버려서 흙이 몇 달째 바싹 마른 채 방치되는 것. '춥게, 건조하게, 그러나 완전히 마르지는 않게'가 국화 월동의 요령입니다.
■ 비료와 분갈이 — 꽃을 굵게 만드는 두 가지
가을에 사 온 화분은 당분간 비료가 필요 없습니다. 출하 전에 양분을 충분히 받고 나온 상태거든요. 비료가 필요한 시기는 이듬해 봄부터 여름, 포기가 자라는 성장기입니다. 봄 분갈이 때 완효성 비료(천천히 녹는 알비료)를 흙에 소량 섞어주고, 여름까지 한두 달에 한 번 보충해주면 충분해요.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면 비료는 중단합니다.
분갈이는 봄에 새순이 올라온 뒤가 적기입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지금보다 한 치수 큰 화분을 준비하고, 배수 잘 되는 원예용 상토를 쓰고, 뿌리를 살살 털어 묵은 흙을 일부 털어낸 뒤 심고 물을 흠뻑 주면 끝. 분갈이가 처음이신 분은 원예 게시판의 분갈이 글도 참고해보세요. 요령은 어느 식물이나 같습니다.

■ 국화 화분 두 달 달력 — 사 온 날부터 이렇게
9월에 봉오리 화분을 들였다고 치고 흐름을 그려보면 이렇습니다. 첫 주에는 자리 잡기가 전부입니다. 해 잘 드는 자리에 두고 물주기 리듬만 잡으세요. 24주 차가 절정입니다. 봉오리가 차례로 터지는 시기라, 시든 송이 따주기를 부지런히 하면 꽃이 끊이지 않아요. 58주 차엔 꽃이 서서히 줄어드는데, 이때도 마지막 봉오리까지 피워내니 서두르지 마시고요. 꽃이 다 지면 위에서 말씀드린 줄기 자르기와 월동 준비로 넘어가면 됩니다. 이 흐름을 알고 있으면 "벌써 지네" 하는 아쉬움 대신 다음 단계 준비가 됩니다.
■ 가을 국화, 즐길 거리도 많습니다
국화의 계절엔 전국 곳곳에서 국화축제가 열립니다. 10월 말~11월에 몰려 있는데, 수만 송이 국화로 만든 조형물과 분재 국화 전시를 보면 "국화가 이렇게까지 되나" 싶으실 거예요. '지역 이름 + 국화축제'로 검색해서 가까운 곳 일정을 챙겨보세요. 나들이 삼아 다녀오면 우리 집 화분 가꿀 의욕도 같이 올라옵니다.
말린 국화로 우리는 국화차도 가을의 별미죠. 다만 차로 마시는 국화는 식용으로 재배된 것을 사셔야 합니다. 화원에서 산 관상용 화분은 약제 처리가 됐을 수 있어서 차로 쓰시면 안 돼요. 식용 건조 국화는 마트나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실내에서만 키우면 안 되나요?" 어렵습니다. 국화는 해가 짧아져야 꽃눈을 만드는 식물이에요(단일식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밤에도 조명이 켜진 거실이나, 심지어 가로등 바로 아래 베란다에서는 꽃눈이 안 생겨서 꽃이 안 피는 일이 생깁니다. 해 잘 들고 밤에는 캄캄한 자리가 국화의 자리예요.
"진딧물이 생겼어요." 국화는 진딧물이 잘 붙는 편입니다. 초기엔 물을 세게 쏘아 씻어내거나 손으로 훑어내고, 번지면 화원에서 파는 원예용 약제를 쓰시면 됩니다. 창문을 자주 열어 통풍시키는 게 최고의 예방이고요. 새 화분을 들일 때 기존 식물들과 며칠 떨어뜨려 두면서 벌레 유무를 확인하는 습관도 좋습니다. 진딧물 잡는 자세한 요령은 원예 게시판의 천연 방제 글에 정리돼 있으니 함께 참고하세요.
"해마다 꽃이 작아져요." 몇 년 된 포기에서 흔한 일입니다. 원인은 대개 두 가지, 뿌리가 화분에 꽉 찼거나 순지르기를 안 한 거예요. 봄에 분갈이로 흙을 갈아주고, 초여름까지 순지르기를 해주면 다시 꽃이 굵어집니다.
"화분 국화는 언제 사는 게 이득인가요?" 물량이 쏟아지는 9~10월이 종류도 많고 가격도 좋습니다. 봉오리 상태인 초가을 화분을 사면 제일 오래 보고요. 11월 늦게 사면 값은 더 내려가지만 감상 기간이 짧죠. 어차피 월동시켜 내년에 또 피울 거라면 늦가을 떨이 화분도 손해는 아닙니다 ㅎㅎ
■ 정리하면
① 고를 땐 봉오리 3분의 2에 아래 잎까지 싱싱한 것 ② 해 잘 드는 자리 + 겉흙 마르면 흠뻑, 꽃엔 물 뿌리지 않기 ③ 시든 꽃 따주면 봉오리가 이어 핌 ④ 꽃 지면 줄기 5~10cm 남기고 잘라 월동 → 봄 새순 → 삽목으로 늘리기 → 이듬해 가을 재개화. 몇천 원짜리 가을 화분 하나가 해마다 돌아오는 취미가 됩니다.
올가을 들이신 국화 사진, 월동 성공기(실패기도 환영입니다)를 꽃·식물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봉오리가 하나씩 터질 때마다 올라오는 사진들 보는 재미로 가을을 나면 좋겠습니다. 꽃시장 다녀오신 분들의 가격 정보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여가상회에서도 가을 화분 관리에 필요한 용품을 준비해보겠습니다 🌼
태그: 국화화분, 국화키우기, 가을국화, 국화겨울나기, 실내식물, 홈가드닝, 50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