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배드민턴 치시는 분들께 여쭤보면, 라켓 산 뒤로 줄을 한 번도 안 갈아봤다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줄이 안 끊어졌는데 왜 갈아요?" 하시는데, 사실 스트링은 끊어지기 전에 이미 수명이 다하는 소모품이에요. 지난 배드민턴 입문 글에서 "초보는 텐션 낮게 매세요" 한 줄로 지나갔던 이야기를, 오늘은 제대로 풀어서 정리해봤습니다. 줄 하나 바꿨을 뿐인데 라켓이 새것 같아졌다는 분들이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 스트링은 끊어져야 가는 게 아닙니다

스트링은 나일론 계열의 가는 실입니다. 셔틀콕을 칠 때마다 순간적으로 늘어났다 돌아오면서 공을 튕겨내는데, 이걸 수백 번, 수천 번 반복하면 고무줄이 삭듯이 탄성이 조금씩 죽습니다. 겉보기엔 멀쩡해도 속은 이미 늘어난 상태라는 거예요.

문제는 이 변화가 아주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죽으니까, 본인은 눈치를 못 채고 몸이 그만큼 힘을 더 쓰게 됩니다. 클리어(멀리 보내는 샷)가 예전만큼 안 뻗어서 "요즘 힘이 떨어졌나" 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사실은 줄 문제라고 해요. 힘으로 때우다 보면 어깨와 팔꿈치에 무리가 가니, 줄 관리가 곧 부상 예방이기도 합니다.

■ 이런 신호가 오면 교체할 때입니다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첫째, 줄 밀림입니다. 치고 나면 줄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옆으로 밀려 격자가 삐뚤어져 있는 것. 손으로 자꾸 정렬해줘야 한다면 스트링이 늘어나 장력이 풀렸다는 신호입니다. 새 줄은 쳐도 잘 안 밀립니다.

둘째, 반발력 감소입니다. 같은 힘으로 쳤는데 셔틀콕이 코트 끝까지 안 가고, 스매시가 밋밋해지는 것. 특히 예전엔 가볍게 넘기던 클리어가 힘겨워졌다면 의심해보세요.

셋째, 타구음이 둔탁해지는 것입니다. 새 줄은 칠 때 "팡" 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는데, 수명이 다한 줄은 "퍽" 하는 둔한 소리가 납니다. 배드민턴은 의외로 귀로 치는 운동이라, 소리가 좋으면 스윙에도 자신감이 붙는다고들 하죠. 클럽에서 옆 코트 고수들의 라켓 소리와 내 소리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느껴진다고들 해요. 이 세 가지 중 두 개가 겹치면 갈 때가 된 겁니다.

■ 교체 주기, 숫자로 감을 잡아드리면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동호인들 사이의 통용되는 감각은 이렇습니다. 주 23회 치는 분이라면 23개월에 한 번, 주말에만 치는 분이라면 4~6개월에 한 번. 그리고 거의 안 쳤더라도 1년이 지났다면 갈아주는 게 좋습니다. 스트링은 쳐서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매어놓은 상태로 시간이 지나도 장력이 자연히 빠지거든요.

끊어졌을 때는 당연히 교체인데, 한 가닥이 끊어지면 그 줄만 잇는 게 아니라 전체를 다 풀고 새로 매는 겁니다. 부분 수리라는 건 없다고 보시면 돼요. 그리고 줄이 끊어진 라켓은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가위로 나머지 줄을 X자 순서로 잘라두는 게 좋습니다. 한쪽만 끊어진 채 두면 남은 줄의 장력이 프레임 한쪽으로 쏠려서 라켓이 휠 수 있다고 해요.

비용 감각으로 계산해보면 이렇습니다. 1회 교체에 1만 5천 원 잡고 1년에 4번 갈면 6만 원. 커피 몇 잔 값으로 1년 내내 새 라켓 치는 기분을 유지하는 셈입니다. 줄이 죽은 채로 치다가 "라켓이 문제인가" 싶어 수십만 원짜리 새 라켓을 사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인 선택이에요. 라켓 탓이라고 느껴질 때, 줄부터 갈아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 텐션 숫자의 의미 — 파운드가 뭔가요

줄을 맬 때 "몇 파운드로 매드릴까요?"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파운드(lbs)는 줄을 얼마나 팽팽하게 당겨 매느냐는 단위예요. 숫자가 높을수록 팽팽하고, 낮을수록 느슨합니다.

높은 텐션(26lbs 이상)은 줄이 단단해서 공을 정확히 원하는 지점에 꽂을 수 있지만, 반발력이 줄어서 본인 힘과 스윙 스피드가 좋아야 공이 나갑니다. 선수들이 30lbs 안팎을 쓰는 이유죠. 낮은 텐션(20~23lbs)은 줄이 트램펄린처럼 공을 튕겨줘서 힘을 덜 써도 멀리 나갑니다. 대신 정교한 컨트롤은 조금 떨어져요.

■ 5060과 초보에게는 20~23파운드를 권합니다

우리 나이대와 초보에게 낮은 텐션이 맞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반발력. 스윙 스피드가 선수급이 아닌 이상, 줄의 탄성이 힘을 보태주는 낮은 텐션이 훨씬 유리합니다. 클리어가 안 뻗어 고민이라면 텐션부터 낮춰보라는 조언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에요.

다른 하나는 팔꿈치 보호입니다. 텐션이 높으면 공을 맞는 순간의 충격이 줄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팔꿈치로 그대로 전달됩니다. 테니스엘보로 고생하는 동호인 중에 자기 실력보다 높은 텐션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잘 치는 사람이 26으로 맨다고 따라 매는 건 팔꿈치에게 미안한 일이에요. 초보는 2021, 어느 정도 치는 분은 2223 정도에서 시작해서 몸에 맞게 조금씩 조절하는 걸 권합니다.

■ 스트링 종류 — 내구성, 반발, 타구감

스트링도 종류가 있는데 크게 세 갈래입니다. 내구성형은 줄이 굵어서(0.70mm 안팎) 잘 안 끊어집니다. 요넥스 BG65가 대표적인데 전국 동호인의 국민 스트링이라 불릴 만큼 무난해요. 반발형은 줄이 가늘어서(0.66mm 이하) 공이 잘 튕겨 나가는 대신 수명이 짧습니다. 타구감형은 치는 맛, 즉 소리와 손맛을 살린 줄입니다.

초보라면 고민할 것 없이 내구성형이나 매장에서 권하는 기본 스트링이면 충분합니다. 스트링 자체 가격은 5천 원에서 1만 원 남짓이라, 종류 차이보다 제때 갈아주는 게 백 배 중요합니다.

■ 어디서, 얼마에 가나요

배드민턴 전문점(라켓숍)에 맡기면 됩니다. 체육관 많은 동네엔 꼭 하나씩 있고, 클럽 총무님께 여쭤보면 단골집을 알려주십니다. 비용은 스트링값과 공임을 합쳐 보통 1만2만 원대. 맡길 때는 "○○파운드로 매주세요" 한마디면 되고,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으면 "초보이고 팔꿈치가 약해서 부드럽게 치고 싶다"고 상황을 말씀하시면 알아서 맞춰주십니다. 30분하루 정도 걸리니 그 사이 칠 일이 있다면 라켓을 미리 맡기는 게 좋아요.

새로 맨 직후에는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죽은 줄에 익숙해져 있던 몸이라 처음엔 공이 생각보다 튕겨 나가서 아웃이 나기도 하는데, 한두 번 치면 금방 적응됩니다. 그리고 새 줄도 맨 지 일주일 안에 장력이 12파운드 자연스럽게 빠지는 게 정상이라, 처음 며칠의 감각으로 텐션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합니다. 23주 쳐보고 그래도 안 맞으면 다음 교체 때 파운드를 조절하는 식으로 천천히 내 텐션을 찾아가면 됩니다.

■ 줄만큼 챙길 것 — 보관, 그립, 그로밋

요즘 같은 한여름에 특히 강조되는 게 라켓 보관입니다. 차 트렁크에 라켓 두고 다니는 것, 절대 금물이에요. 여름 트렁크 안은 70도까지 올라가는데, 고온에서는 스트링 장력이 풀리고 카본 프레임까지 변형될 수 있습니다. 라켓은 실내 보관이 원칙입니다.

겨울에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스트링은 추위에도 약해서, 기온이 뚝 떨어진 날 차가운 라켓으로 바로 강타를 치면 줄이 잘 끊어집니다. 계절과 무관하게 라켓 가방에 넣어 실내에 두고, 체육관에 도착하면 가볍게 몸 풀면서 라켓도 몇 번 휘둘러 적응시킨 뒤 게임에 들어가는 습관이 좋다고 해요.

그립(손잡이 테이프)도 소모품입니다. 땀에 절어 반들반들해지면 미끄러워서 라켓을 꽉 쥐게 되고, 그게 또 팔꿈치 부담이 됩니다. 한 달에 한 번쯤, 2~3천 원짜리 오버그립을 직접 감아주면 새 라켓 잡는 기분이 나요. 그리고 줄 갈 때 그로밋(프레임 구멍마다 박힌 작은 플라스틱 관)도 같이 봐달라고 하세요. 그로밋이 깨진 채로 줄을 매면 줄이 프레임에 쓸려 금방 끊어집니다.

■ 자주 묻는 질문

"줄이 자주 끊어지는데 제가 잘 치게 된 건가요?" 절반은 맞습니다. 스매시가 강해지면 줄이 빨리 끊어져요. 다만 프레임 가장자리에 맞는 미스샷이나 깨진 그로밋 때문에 끊어지는 경우도 많으니, 끊어진 위치가 매번 가장자리라면 타점 문제일 수 있습니다.

"비싼 스트링을 매면 잘 치게 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스트링 등급보다 신선한 줄과 내 몸에 맞는 텐션이 실력에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국민 스트링에 낮은 텐션, 이 조합이면 충분해요.

"텐션을 낮추면 하수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텐션은 자존심이 아니라 몸에 맞추는 겁니다. 낮은 텐션으로 편하게 치는 사람이 높은 텐션으로 팔꿈치 아픈 사람보다 오래, 잘 칩니다.

"라켓 두 자루에 텐션을 다르게 매도 되나요?" 좋은 방법입니다. 한 자루는 익숙한 텐션, 한 자루는 1~2파운드 다르게 매서 쳐보면 내게 맞는 텐션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내 라켓이 지금 몇 파운드인지 모르는데 확인할 방법이 있나요?" 정확한 측정은 어렵지만, 라켓숍에 가져가면 대략 봐주십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맨 텐션에서 자연히 빠지기 때문에, 지금 몇인지 재는 것보다 새로 갈면서 기준 텐션을 정하는 게 실속 있습니다. 그때부터 교체 날짜와 파운드를 라켓 가방에 메모해두면 다음부터는 고민이 없어요.

■ 정리하면

① 스트링은 끊어지지 않아도 탄성이 죽는 소모품 ② 줄 밀림, 반발 감소, 둔탁한 소리가 교체 신호 ③ 주 23회면 23개월, 최소 1년에 한 번 교체 ④ 5060·초보는 2023파운드가 반발력과 팔꿈치 모두에 유리 ⑤ 비용은 1만2만 원대, 여름철 차 트렁크 보관 금지. 줄 값 만 원으로 라켓이 새것이 되는데, 안 갈 이유가 없죠 ㅎㅎ

배드민턴 게시판에 내 텐션과 스트링 후기를 나눠주세요. "몇 파운드 쓰세요?"만큼 동호인 대화가 잘 풀리는 질문이 없습니다. 단골 라켓숍 정보도 지역별로 모아보면 좋겠고, 그립·스트링 같은 소모품은 여가상회에서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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