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시작하려고 검색했더니 연필의 종류부터 많습니다. 종이도 골라야 하고, 선 연습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준비를 다 마치면 그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오늘도 공책은 비어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미 가진 연필과 종이, 손잡이 달린 컵 하나로 시작해 보세요. 동락터 편집팀이 제안하는 컵 한 개를 세 번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완성도보다 평소 그냥 지나치던 모양을 발견하는 쪽에 목적을 둡니다.
처음에는 테두리만 따라갑니다
컵을 눈앞에 놓고 종이에 손바닥 정도의 자리를 잡습니다. 위의 입구, 양옆, 바닥, 손잡이를 순서대로 봅니다. 한 번에 정확한 선을 긋기 어렵다면 옅게 여러 번 그어도 됩니다.
손잡이를 그릴 때는 손잡이 자체보다 그 안의 빈 구멍을 잠깐 보세요. 둥근지, 길쭉한지, 컵 몸통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요. 익숙한 물건도 “컵은 이렇게 생겼지” 하고 기억으로 그릴 때와 실제로 볼 때가 다릅니다.
선이 삐뚤어졌다고 바로 지우지 않아도 됩니다. 종이를 뚫을 만큼 진하게 누르기보다 편하게 잡고 그려보세요. 손이나 어깨가 불편해지면 쉬었다 이어갑니다.
두 번째에는 어두운 곳 세 군데
첫 그림을 고치기 전에 옆 빈자리에 컵을 한 번 더 그립니다. 이번에는 빛이 어디서 오는지 봅니다. 입구 안쪽, 손잡이 안, 바닥 옆 그림자 중 눈에 띄게 어두운 부분을 골라 옅게 칠해보세요.
컵 전체에 그림자를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세 군데쯤 표시한 다음 조금 멀리 놓고 봅니다. 선으로만 그렸을 때와 어떤 차이가 보이나요? 마음에 들지 않아도 첫 그림 위를 계속 덮기보다 두 장을 남겨두는 편이 비교하기 쉽습니다.
흰 컵이라도 종이처럼 아무 색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창 쪽은 밝고 반대쪽은 어둡거나, 탁자 색이 은근하게 비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나만 발견해도 그릴 이유는 충분합니다.
세 번째에는 기억나는 특징 하나
마지막 그림은 컵의 특징 하나에만 힘을 줘봅니다. 손잡이가 유난히 큰 컵이라면 그 부분을, 입구가 넓은 컵이라면 위쪽을 먼저 그립니다. 모든 부분을 똑같이 정성 들여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그림 아래에는 날짜와 짧은 말을 남겨 보세요. “손잡이가 생각보다 컸다”, “그림자는 컵보다 길었다” 같은 관찰이면 됩니다. 그림을 잘 그렸다는 평가보다 다음에 다시 볼 단서가 됩니다.
공책 한 장을 버리지 않는 연습
세 그림 중 가장 나은 것만 오려 남길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 다른 그림이 나란히 있는 한 페이지 자체가 오늘 한 일입니다. 다음 주 같은 컵을 다시 그리면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보다 그날 무엇을 다르게 봤는지 비교할 수 있습니다.
색연필이나 물감은 나중에 더하고 싶을 때 골라도 됩니다. 지금 가진 연필로 종이를 한 장 채웠다면 준비는 이미 끝난 셈입니다.
동락터에는 “잘 못 그렸지만”이라는 말 없이 올려 보세요. “오늘 아침 쓰던 컵을 그렸어요.” 그림을 소개하는 데 그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동락터 편집팀이 만든 전용 읽을거리입니다. 대표 이미지는 내용을 위해 생성한 이미지이며, 실제 회원의 사진이나 체험 기록이 아닙니다.


